[조원희의 아이러브 무비] 배종옥의 첫 노출 ‘젊은 날의 초상’

    [조원희의 아이러브 무비] 배종옥의 첫 노출 ‘젊은 날의 초상’

    [일간스포츠] 입력 2009.09.0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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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개봉해 이제 막 IPTV 등의 부가 판권 시장으로 옮겨온 옴니버스 에로스 영화 ‘오감도’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부분은 가장 파격적인 베드신을 보여줬던 배종옥의 연기였다.

    배종옥은 대역 논란이 있는 상반신 노출을 비롯해 여동생의 남자와 정사를 가지는 등의 과격한 연기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배종옥의 파격적인 베드신에 대해 '연기 인생 24년만에 처음으로 감행한 베드신'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그것은 명백한 오보다.

    배종옥은 곽지균 감독의 1990년작 '젊은 날의 초상'에서 이미 베드신과 약간의 노출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 지식인이지만 시대의 상황 때문에 날개를 펴지 못하는 남자,그리고 두 명의 친구가 세상을 떠나면서 절대 고독의 길에 들어선 남자 영훈(정보석)은 명문 대학을 그만 두고 방랑의 길을 떠난다.

    어느 시골 마을에서 영훈은 '약간 느슨해 보이는 여자'인 접대부 윤양(배종옥)을 만난다. 진실로 절망했으며 언제나 죽음을 꿈꾸는 남자 영훈에게 윤양은 순정을 바친다.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영훈에게 윤양은 마치 선물처럼 자신의 몸을 선물한다. 윤양은 옷을 하나씩 벗으며 영훈의 바지춤을 연다. 그리고 입으로 정성스럽게 영훈의 남성을 애무한다.

    영훈은 윤양의 행동에 당황하지만 쾌감을 느낀다. 하지만 영훈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모습은 어린 시절, 자신의 담임 선생과 불륜의 관계였던 첫사랑 정님 누나의 모습이다. 윤양은 영훈의 마음 속을 읽은 것인지, 잠시 주춤하지만 영훈의 몸 위로 올라가 예의 '선물'을 마무리한다.

    20대의 배종옥은 뽀얀 피부와 아름다운 허리 굴곡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선에서 멈추지 않았다. 절망한 자에게 구원의 여신처럼 선사하는 정사라는 컨셉트를 잘 전달했을 뿐만 아니라 순정을 바치지만 곧 떠나버릴 남자에 대한 아쉬움 역시 그 깊은 눈빛으로 잘 표현해냈다.

    영화 '젊은 날의 초상'에서 윤양의 성적인 행동이 구원의 의미라는 것은 두 번째 정사신에서 드러난다. 추운 겨울날, 허름한 창고 안에서 기력을 잃고 동사하기 직전의 영훈을 윤양은 구해낸다. 옷을 벗고 알몸이 되어 자신의 체온으로 영훈을 살려낸 것이다.

    몸을 통해 정을 이루고 그것으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려내는 행위가 구원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배종옥은 신비로운 배우다. 누군가를 닮은 것도 아니고 그를 닮은 배우도 없는 독보적인 존재다. 그 목소리로부터 표정까지, 어느 하나 독특하지 않은 부분이 없는 배우다. 뭔가 현실 세계를 초월한 존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종옥은 언제나 현실 세계에 살아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다. 스스로 낮은 곳에 임해 실제로 몸을 던지는 연기로 젊고 나약한 한 남자를 살려내는 역할을 다른 어떤 여배우가 할 수 있었을지, 오래 생각해 봤지만 찾기는 힘들다.

    ■ 대중문화 평론가 조원희는?
    부산출생. 영화전문지 기자, 밴드 키보디스트, 클럽 DJ, 웹진 운영자, 음악평론가, 영화평론가, 드라마 작가, 토크쇼 진행자 등 전방위 대중문화인. 영화 감독으로 데뷔 준비 중이며 방송인으로도 은근히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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