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음악적 홀로서기' 눈길…4집 100만장 넘어

    H.O.T '음악적 홀로서기' 눈길…4집 100만장 넘어

    [중앙일보] 입력 1999.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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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사람이 다쳤는데 어떻게 제정신일 수 있나요. " 지난 18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H.O.T의 공연도중 리더 문희준이 부상을 입고 무대밖으로 실려 나가자 비명을 지르며 실신한 한 소녀팬은 병원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성세대로서는 이해하기힘든 열렬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10대의 별' H.O.T. 그들이 지난 15일 낸 새 음반 (4집) 이 또다시 1백만장 넘게 팔려나갔다.

    1집부터 4집까지 빠짐없이 1백만장씩 팔아준 구매층의 90%가 위의 소녀와 같은 10대들이니, 10대 인구 7백만중 2명중 한 명은 H.O.T음반을 갖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H.O.T로 대표되는 '10대 음악' 이 한국 가요계를 4년째 평정하고있다. H.O.T 음반제작사인 SM기획은 이같은 H.O.T의 자산가치를 바탕으로 올 11월 가요기획사로는 최초로 증시에 상장을 한다. (예상액면가 주당 5만원) .

    H.O.T의 자산가치는 국내가수로는 처음으로 잠실주경기장에서 단독공연을 펼쳐 3만5천명을 동원한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흥행력만 놓고 보면 H.O.T는 팝가수 최초로 야구경기장 (뉴욕 쉬어스타디엄) 단독공연과 자신의 음반사 (애플) 설립을 성사시킨 비틀스에 필적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볼 수있다.

    거칠고 강한 힙합과 달콤한 리듬 앤드 블루스를 교대로 구사하는 미소년 다섯명으로 뭉친 H.O.T는 멤버 전원의 열정적 율동, 현란한 쇼무대, 10대 감각을 예리하게 찌르는 음악, 기획사의 치밀한 마케팅에 힘입어 96년 함께 데뷔했던 동년배 가수들이 사라져버린 가요계에서 무한질주를 계속하고있다.

    그들은 지난해 3집에서 멤버 전원이 자작곡을 발표하며 '기획 상품' 이미지를 벗으려는 노력을 보였다. 이번 4집에선 한걸음 더나아가 편곡과 프로듀싱까지 멤버들이 맡음으로써 더욱 진전된 음악인의 모습을 보이려하고있다.



    다채로운 편곡이 돋보이는 '환희 '' 고마워' (강타 곡) , 랩선율이 귀에 쏙 들어오는 '815' (문희준 곡) 등 대중성 높은 곡도 발견된다.

    그러나 젊은 음악인들에게서 기대되는 돌파력이나 실험정신보다는 기존 장르를 잘 짜깁기하면서 세련되게 다듬은 안전주의가 느껴져 아쉽다는 평도 받고있다.

    이들을 관리하는 스튜디오의 영향력을 완전히는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3집까지 이들의 히트곡 대부분을 작곡한 유영진이 이번에도 타이틀곡 ( '아이야' ) 을 맡고있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음악은 논외로 하고 H.O.T는 외모와 춤등 음악만큼 이들에게 중요한 요소들에서 또다른 논란과 화제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일본 비주얼록 밴드들을 연상시키는 중성적이고 현란한 외모로 변신한 이들은 완벽한 스타덤을 구축한 영미 팝스타들 음반에서나 볼 수 있는 사담 수준의 토크를 음반에서 노래와 교대로 배치하면서 팬과 자신들과의 교감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신들을 비판한 언론에 대한 비아냥도 집어 넣어 이젠 언론없이도 홀로서기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듯도 하다.

    강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