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머리 안된다” H.O.T KBS가요대상 후보서 빠져

    ”노랑머리 안된다” H.O.T KBS가요대상 후보서 빠져

    [중앙일보] 입력 1999.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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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쵸티를 포함시켜달라! "

    KBS가 올 연말 '가요대상' 의 '올해의 가수상' 수상자에 인기 그룹 H.O.T 를 포함시키지 않아 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KBS는 지난 3일 '올해의 가수상' 수상자로 김민종, 김현정, 박지윤, 베이비 복스, S.E.S 등 20팀을 선정하고 H.O.T를 제외했다.



    H.O.T가 이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이유는 머리를 염색한 가수들을 브라운관에 서지 못하게 규제하는 KBS의 방침 때문. 유찬욱 담당PD는 "H.O.T는 머리를 금색으로 물들이는 등 지나치게 현란하게 꾸미고 있어 제외했다" 며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고 말했다.



    KBS는 H.O.T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처럼 머리를 두건으로 감싸는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며 설득했지만 가수측이 "염색 머리를 가리거나 탈색할 수 없다" 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팬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KBS PC통신망의 시청자 게시판은 팬들이 올린 수백 건의 항의로 뒤덮여 있다. 올해 음반 판매량에서 1, 2위를 다투었던 H.O.T가 단지 머리를 물들였다는 이유로 한 해의 가요계를 정리하는 가요대상 수상자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주장이다.

    또 팬들은 MBC에서 방송을 추진 중인 '로그인 H.O.T' 와 관련, KBS가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음모론' 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S측은 "만일 그런 의도였다면 같은 SM기획 소속의 S.E.S가 출연할 리가 있겠는가" 라고 반문했다.



    "가수 한 팀 때문에 규정을 뜯어고칠 수는 없다" 는 방송사의 입장이야 어느 정도 이해된다. 하지만 KBS가 스포츠 스타들에게는 진한 색으로 머리를 염색해도 출연을 허용하면서 대중가수에게만 그런 규정을 고집하는 것은 일관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