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②] 주변 사람들이 바라본 ‘인간 김연아’

[프리즘 ②] 주변 사람들이 바라본 ‘인간 김연아’

[일간스포츠] 입력 2009.11.11 12:36
글자크기 글자 크게글자 작게
▲구동회 IB스포츠 부사장

"2008년 1월1일에 전화를 한 적이 있어요. '뭐 하냐'고 물었더니 '훈련한다'고 답을 하더라구요. '오늘은 좀 쉬지 그러냐'고 했더니 김연아의 답은 '남들 다 쉴 때 나까지 쉬면 내가 세계 최고 선수가 될 수가 없죠'라는 것이었어요. 김연아는 그런 선수에요."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을 위해 저녁을 거의 먹지 않아요. 시리얼을 약간 먹는 수준이죠. 저는 시차 때문에 토론토가 밤일 때 주로 김연아와 통화를 하게 되는데, 그 때마다 연아가 하는 말이 '배고프다'에요. 하루는 연아한테 '웃기는 짬뽕이네'라고 농담을 했더니 '아, 짬뽕 먹고싶다' 하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절대 정해진 것 외에는 먹지 않아요. 참 안쓰럽죠."

▲김현석씨(김연아 아버지)
 
"연아가 비엘만 스핀(한쪽 다리를 머리 위로 들어올려 빙글빙글 도는 스핀)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어릴 때 유연성이 많이 부족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연아의 비엘만 스핀이 정상급이죠. 정말 독하게 노력했어요. 딸이 울면서 연습하는 걸 보면서, 아버지로서 참 맘이 아플 때도 많았습니다"

▲신혜숙 코치(김연아 초등학교 시절 코치)
 
"연아랑 전지훈련을 가서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함께 전지훈련 간 선수들이 한 방에 모여 시끄럽게 놀고 있길래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줬는데, 연아가 안 보이는거에요. 놀라서 이 방 저 방 찾으러 다녔는데, 연아는 자기 방에서 양말을 빨고 있더라구요. 어릴 때부터 자기 할 일은 끝내지 않으면 놀지도 않았어요."

▲최승방 선생님(김연아 수리고 3학년 시절 담임선생님)

"학교에서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 주변에 몰려들곤 했죠. 제가 봐도 '피곤하겠다' 싶은데, 연아는 피곤한 내색을 안하고 다 받아주더라구요. 어린 나이답지 않게 속이 깊구나 했습니다. 사실 훈련 때문에 수업에 잘 참여할 수 없는데도 시험 때면 최선을 다해 답안지를 채웁니다. 철두철미하고 성실했죠. 이런 성격이 그대로 운동에 반영됐겠죠."

▲아나운서 배기완-피겨 해설자 방상아(김연아의 대회 캐스터와 해설자)
 
"연아는 호기심이 참 많아요. 하루는 빙상장에 방송 설비를 갖춰놓고 연아를 불러다가 인터뷰를 했는데, '와! 신기하다'라면서 이것 저것 버튼을 눌러보고 만지작거리며 기능에 대해 묻더라구요. 설명을 해 주면, 또 그걸 금방 시험해봐요. 연아는 아나운서를 했어도 대성했을거에요. 작고 예쁜 얼굴과 카랑카랑한 목소리, 호기심에 '끼'까지 갖췄으니까요."(배기완)
 
"연아가 대단한 것은 편견에 맞서 싸웠다는 거죠. 저도 선수 시절이 있어서 잘 알잖아요. 기본적으로 피겨에서 한국은 변두리에요. 유럽 선수들이 뭘 해도 우선이죠. 그런데 연아는 그 모든 편견을 깨뜨리고, 피겨의 중심을 한국으로 가져왔어요. 얼마나 대단한가요."(방상아)

▲윤예지(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후배)
 
"연아 언니는 놀 땐 놀고, 훈련할 땐 확실히 훈련을 해요. 연아 언니랑 몇 번 훈련을 함께 하면서 참 느낀 게 많았어요. 우리랑 토닥거리고 장난치다가도 빙판에 나서면 금세 얼굴이 변해요. 한 마디도 안하고 열중하죠. 2시간여 훈련을 그렇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데이비드 윌슨 코치(김연아의 안무 코치)
 
 "내가 김연아를 좋아하는 건, 김연아가 피겨 선수로서 훌륭할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피겨에는 실력은 뛰어나지만, 인성은 별로인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연아는 착하고 겸손하고 배려하는 마음도 갖췄다. 이 이상 훌륭할 수 있나?"

▲이상봉(김연아의 쇼 의상을 만들어준 디자이너)
 
"김연아에게는 어떤 옷을 입혀도 옷 태가 나요. 패션 모델들은 거의 키가 178cm 이상이기 때문에 비율이 좋지만, 김연아는 키가 164cm정도인데 비율이 모델들 이상으로 좋죠. 하체가 매우 길고 얼굴이 작아서 어떤 옷을 입혀도 만족스러운 핏을 만들어내는 김연아는 디자이너로서 매우 탐나는 모델입니다.

서구적 얼굴 윤곽에 동양적 눈매를 갖춰 묘한 매력을 뿜어내는데다 치열 또한 가지런해 웃는 얼굴이 참 예뻐요. 패션지들이 김연아를 표지 모델로 세우고 싶어 안달이죠. 저를 통해서도 매우 많은 청탁이 들어오구요."

▲앙드레 김
 
"김연아는 뛰어난 연기력과 품격 있는 자기관리, 국내는 물론 세계 속에서 한국을 빛낸 업적, 이웃을 돕는 따뜻한 휴머니즘을 갖췄다. 내년 1월께 김연아를 위한 기념비적인 의상을 공개하겠다."

▲김세열(김연아의 중학교 시절 코치)
 
"보통 코치들이 선수를 보면, 얼마 만큼의 가능성이 있구나 하는게 느껴지거든요. 김연아를 봤을 때는 과거 전지훈련 때 봤던 미셸 콴이나 에브게니 플루센코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느껴졌어요. 대단한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죠."

▲미셸 콴(세계 피겨의 레전드)
 
"연아에게는 감탄을 자아내는 세 가지 부분이 있어요. 첫 번째는 점프의 속도죠. 3회전 연속 점프에 진입할 때 그런 속도를 내는 걸 본 적이 없어요. 두 번째는 점프의 비거리. 세 번째는 음악적 해석력이에요. 점프와 아름다움, 우아함까지 갖춘 김연아가 빙판에 서면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소니아 비앙게티(ISU 전 의장)

"김연아는 신 채점제 이후 내가 잊고 있던 '예술성'을 다시 일깨워줬습니다. 특히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는 카타리나 비트의 '카르멘', 알렉세이 야구딘의 '윈터' 등과 함께 역사에 남을 연기죠. 나를 울게 만들었습니다."

▶태연(가수)

"가수인 제가 들어도 김연아의 가창력은 놀라워요."

▶곽민정(김연아의 수리고·피겨스케이팅 후배)

"연아 언니 표현력은 어떻게 따라갈 수가 없어요. 전 초등학교 2학년 때 언니를 처음 봤는데, 그 때도 확연히 눈에 들어왔어요. 실력이 월등했으니까요."

▶신수지(리듬체조 국가대표)

"연아랑은 동대문에 있는 하늘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만났어요. 둘이 싸이 일촌을 맺고 나서 쪽지를 주고받으면서 친해졌어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는 올림픽이 임박한 시점이라 베이징에 있을 때 쪽지가 날아왔어요. 연아가 '부담이 크다는 것을 다 안다. 힘내라'라면서 자기가 겪었던 일을 다 얘기하며 응원해줘서 얼마나 힘이 됐는지 몰라요."

▶박보미(토론토 뿌리학원 원장선생님)

"연아는 영어를 매우 빨리 습득하는 편이었는데, 빙판의 성격이 수업 때 그대로 나온다. 내가 숙제를 많이 내 주는 성격인데, 연아는 링크에서 쉬는 시간에 할 수 있는 만큼을 해 왔다. 수업을 하다가 힘들 것 같아서 '조금 쉬다가 할까?' 하고 물으면 '괜찮다'면서 2시간 수업시간을 다 소화한다. 생각보다 성격도 털털해서 하루는 '피겨 의상을 입고 있으니 진짜 피겨 요정같더라' 하고 물었더니 '피겨 요정이요? 우웩' 하면서 웃더라. 성격이 진짜 보이시하다."



[프리즘 ①] ‘피겨퀸’ 김연아, 성격은 보이시 생활은 귀차니즘
[프리즘 ②] 주변 사람들이 바라본 ‘인간 김연아’
[프리즘 ③] 김연아가 입으면 그대로 ‘패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