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엔블루 매니저 폭행 사건으로 본 매니저와 팬덤의 애증관계

    씨엔블루 매니저 폭행 사건으로 본 매니저와 팬덤의 애증관계

    [일간스포츠] 입력 2010.02.17 09:27 수정 2010.02.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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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 그룹 씨엔블루 매니저의 여성팬 폭행 사건이 설 명절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다. 씨엔블루의 소속사 FNC 뮤직은 사건이 불거지자 즉시 매니저를 징계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화난 팬들은 좀처럼 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열성 팬에 대한 매니저의 과잉 대응이 낳은 결과였다.

    팬들 사이에선 "매니저의 과실이 크지만 지나친 애정 표현으로 과잉 대응을 유발한 팬도 잘한 건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번 일로 씨엔블루의 이미지만 실추됐다는 자성론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가수 매니저와 팬덤의 애증 관계를 살펴봤다.

    ▶ 위험에 노출된 스타들

    이번 폭행 사건의 본질은 열성팬으로부터 가수를 보호해야 하는 매니저와 좋아하는 가수를 터치하고 싶은 팬들 사이의 '충돌'이다.

    씨엔블루의 매니저는 승합차에서 내리는 멤버의 후드티를 잡아당긴 팬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행사했다. 한 가수 매니저는 "가수의 옷이나 머리카락을 만지려는 극성팬이 많아 자칫 방심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아무리 사소해도 동선 확보가 안 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어 늘 긴장되는 게 사실"이라며 동정론을 폈다.

    실제로 아이들(Idol) 스타 중엔 팬들의 지나치게 적극적이거나 빗나간 애정 표현 때문에 적지않은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 윤계상은 god 시절인 2000년 팬이 이물질이 담긴 음료수를 건네 화를 당할 뻔했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는 2006년 팬이 전해준 접착제로 추정되는 물질이 섞인 음료를 마신 뒤 응급실 신세를 지기도 했다. 매니저 입장에서는 무분별하게 달려드는 일부 극성 팬은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될 수 있다.

    이번 사건도 씨엔블루의 이종현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아이들 그룹 매니저는 "매니저 입장에서 팬에게 옷이 잡혔다는 건 그 자체가 직무유기일 수 있다. 만일 가수가 부상을 당했다면 현장에 있던 매니저 과실"이라고 말했다.

    ▶ 상존하는 위험과 부족한 대비책

    스타들은 어디를 가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이 전무한 상황이다. 대규모 콘서트나 시상식의 경우엔 전문 경호업체의 보호를 받아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아이들 그룹의 경우 늘 수백명의 팬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각종 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방송 스케줄이나 소규모 행사의 경우 가수를 보호하는 1차 방어선과 최종 책임자는 모두 매니저 몫이 된다. 수십 명의 팬들이 작정하고 달려들 경우 두 세 명의 매니저가 물리적으로 감당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 2PM의 매니저 이주섭 팀장은 "성숙한 팬 문화 덕분에 위험 요소가 크진 않지만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사고 때문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톱스타의 경우엔 중요한 스케줄이 있을 때마다 기획사에서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기도 한다. 한 아이들 그룹 매니저는 "사설 경호원이 함께 하면 든든하지만 비용이 문제다. 그 대안으로 소속사 매니저 전원이 다른 업무를 제쳐두고 총출동해 가수를 보호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 뭐든 지나치면 독이 돼

    애정을 넘어선 광적인 팬덤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스타의 대외 활동은 물론이고 사생활까지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 소위 '사생팬'은 스타와 기획사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존재다. 이들 중엔 숙소 입구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달려들거나 이동중인 자동차를 가로막는 등 위험한 행동을 일삼는 팬들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정창환 이사는 "매니저들에게 최대한 팬들을 존중하라고 교육하지만 사고 우려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라고 한다"면서 "더 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생팬'의 빗나간 애정이 심각한 사고로 연결된 사례도 있다. 1999년 H.O.T의 팬이 베이비복스의 간미연에게 '문희준과 사귀지 말라'며 혈서 및 눈을 도려낸 사진을 보낸 사건이나, 2PM 택연의 극성 팬이 인터넷 게시판에 생리 혈서를 공개한 일은 지나친 팬덤의 단적인 사례였다.

    ▶ 매니저와 팬, 가깝고도 먼 사이

    스타를 응원하는 팬과 스타를 보호하는 매니저는 큰 틀에선 이해 관계가 같은 동반자다. 실제로 매니저와 팬클럽 회원으로 만나 부부가 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팬들이 기획사의 방침에 불만을 갖고 회사 운영에 '태클'을 걸기도 하고 반대로 팬 관리에 소홀할 경우 원수로 돌변하는 일도 간혹 벌어진다.

    최근 JYP엔터테인먼트는 2PM 재범의 출국과 원더걸스 선미의 탈퇴 과정에서 팬클럽과 갈등을 빚었다. 팬클럽은 JYP에서 나오는 앨범과 음원 등 불매운동을 전개하며 회사를 압박했고 비공식 간담회를 끌어내는 등 실력을 행사했다. 과거 일방 통행이었던 오빠 부대에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시어머니 팬클럽이 된 것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정욱 대표는 "팬은 가장 소중한 고객이지만 너무 깊숙히 회사 운영에 개입하는 건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모든 의사진행이 팬에 의해 휘둘린다면 기획사는 어떤 성과도 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kulkuri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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