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매니저] 고졸 포수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프로야구 매니저] 고졸 포수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일간스포츠] 입력 2010.08.2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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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있었던 2011 신인 지명회의에서 총 78명이 프로구단의 간택을 받았다. 포지션별로 보면, 투수가 55%를 넘는 43명이었고, 포수 6명, 내야수 20명, 외야수 9명이었다. 그중 6명이 지명된 포수에서 대학졸업예정자는 포수로서는 가장 빨리 지명된 나성용(한화)을 비롯해 이윤재(SK), 정우양(삼성) 등 3명으로, (4년제) 졸업예정자 포수는 14명이다.

    14명 중 3명이 지명된 결과만 본다면, 썩 높은 비율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고교 3학년이던 2007 신인 지명회의에서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이는 나성용뿐. 대학 진학을 통해 2명이 새로 기회를 얻은 셈이다. 반면, 그해 삼성에 1차 지명된 김동명을 비롯해 임태준, 이두환 등 5명의 고교졸업예정자가 지명됐지만, 현재 주전은커녕 1군에 제대로 모습을 드러낸 이는 없다(이두환은 포지션을 옮겨서 기회를 얻고 있다).

    어느 야구관계자는 “다른 포지션과는 달리 포수는 대학을 거쳐서 프로에 입단하는 편이 낫다.”라면서 “지난 역사를 봐도 고졸 포수가 프로에서 성공한 예가 많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고졸 포수가 프로에서 성공한 예가 적다는 이 말은 사실일까?

    올 시즌 각 팀의 주전 포수 중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입단한 이는 박경완(SK), 강민호(롯데), 양의지(두산)에 유선정(넥센), 정상호(SK) 등이 백업 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8팀 중의 3팀이 고졸 포수가 주전을 차지하고 있기에, 비율 상으로는 위의 지적은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초고교급 포수로 이름을 날리며 SK에 입단한 정상호가 8, 9년이 지나고 나서야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고졸 포수에게 프로는 녹록지 않은 곳이다. 박현영, 이도형, 김진수에 이재원 등 고교 제일의 포수라고 불린 이들이 프로에서는 주전 포수와 거리가 멀었다.

    반면, 입단 2년 차부터 안방마님을 꿰찬 강민호가 있다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구경백 OBS 경인TV 해설위원은 “최기문의 부상이 없었다면, 강민호가 주전 마스크를 써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왜 고졸 포수가 프로에서 자리를 잡기 어려운 것일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지만, 제일 큰 원인은 경험이다. 포수는 코치진의 사인이든 본인의 판단이든 수비수 전체를 지휘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자리다. 투수와의 볼 배합은 물론이고 타자에 따른 수비수의 위치를 이동시키는 등 강력한 권한을 행사한다. 어린 고졸 포수가 마운드에 선 중견 투수를 상대로 소신껏 리드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포수 출신인 노무라 카츠야 전 라쿠텐 감독은 “포수는 감독의 분신”이며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키워지는 존재”라고 지적했다. 신입사원이 쓴맛, 단맛 등을 보면서 제 역할을 하는 사회인이 되듯이 주전 포수가 되기 위해서는 경기 내·외적인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 내내 야구만 한 고졸 포수와 비교해서 대졸 포수가 대학 4년간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또한 경기 경험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또한, 프로 지도자 역시 포수는 경험이 제일이라고 생각해서, 고졸 포수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프로의 높은 벽이 의욕상실로 이어져 기량 향상이 현상 유지되거나 오히려 도태되는 기현상도 발생한다. 그 결과, 1군에서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기회를 잡지 못하는데, 밑에서는 뛰어난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샌드위치가 되면서 야구 인생에 종지부를 찍는다.

    그리고 타격이 뛰어난 포수는 당장 1군에 쓰기 위해 포지션을 바꾸는 예도 적지 않다. 이성열과 박병호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 여기에 고졸 포수는 많은 부분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는 데도, 송구 능력이 떨어진다거나 블로킹을 제대로 못 한다거나 그 단점만을 바라보는 지도자의 시각도 문제다. 모 야구인은 “어떤 투수를 두고 류현진과 비교하지 않는데, 이상하게도 포수만큼은 박경완과 비교해서 그 단점만을 나열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속구와 포크볼을 던지는 노모 히데오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마이크 피아자라는 명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통산 215승을 거둔 ‘원조 포크볼’ 스기시타 시게루의 견해다. 마이크 피아자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공격형 포수의 대명사로 수비력은 떨어진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 왜 스기시타는 피아자를 명포수로 바라본 것일까?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

    “노모가 포크볼을 던질 때 피아자가 허리를 미세하지만 약간 든다. 쇼트 바운드된 포크볼을 몸으로 막기 위해서다. 평소와 같이 낮은 자세를 취한다면 쇼트 바운드로 떨어진 포크볼에 대처하기 어렵다.”

    즉, 스기시타는 어깨가 약해서 도루 저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등과 같은 피아자의 단점을 보기보다 장점을 바라본 것이다. 반면, 우리는 장점이 아닌 단점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 결과, 야구 기술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아직 미성숙한 고졸 포수들(만이 아니라 유망주들)이 성장하지 못하고 어느 사이인가 그라운드에서 사라진다.

    포수를 비롯해 상당수 고교선수가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신고선수로 프로의 문을 노크할 이도 있을 것이며, 대학에 진학해서 4년 후 재도전을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을 향해 많은 야구인은 “대학에서 야구 기술만이 아니라 캠퍼스 생활을 통한 다양한 경험도 미래의 자산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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