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②] 김진욱 감독 “두산의 야구, 그 전통을 이어가고 싶어요”

    [Who+②] 김진욱 감독 “두산의 야구, 그 전통을 이어가고 싶어요”

    [일간스포츠] 입력 2012.02.15 07:01 수정 2012.02.15 08:04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김진욱의 '바탕화면' 리더십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럴까요. 선수들 사이에서 감독님을 '부드러운 덕장'이라고들 표현하더라고요.

    "어떤 선수인지 몰라도 고맙네요."

    -처음 감독으로 임명되신 후 깜짝 놀라셨죠.

    "네. 김승영 두산 사장이 전화를 걸어와 '1군 감독을 맡아달라'고 했어요.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했습니다. 원래 제 꿈은 2군 감독이었습니다. 반문했지요. '2군 감독이 아니라, 1군 감독인가'라고요. 아직도 같은 마음이에요.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에 올려놓은 뒤에는 2군 감독을 하고 싶습니다."

    -감독상 좀 소개해 주세요.

    "선수가 주인공인 두산을 만들고 싶어요.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겁니다. 감독은 조용히 선수단을 이끌고, 경기할 때 작전을 내는 사람입니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선수에게 영광을 돌리고, 혹시 잘못되면 그 책임을 지는 직책이 바로 감독이에요. 감독이 스타가 돼서 돋보이고 주목받는 건 제 스타일도, 두산의 전통도 아닙니다. 두산은 OB 시절부터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깨끗한 야구를 추구합니다. 그 전통을 이어가고 싶어요."

    -그런 모습이 '권력 의지가 없다'고 비칠 수도 있어요.

    "그렇게 보는 시선도 있을 겁니다. 저는 감독 앞에 붙는 수식어를 반기지 않습니다. 수장의 성격이나 특성에 따라 단어를 붙이곤 합니다. 김진욱의 야구는 중요한 게 아니에요. 두산 베어스의 야구만 있을 뿐이죠. 그런 면에서 저는 언론이 좋아하는 감독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두산은 내 운명, 인생

    -1993년 쌍방울을 끝으로 선수 은퇴를 하셨어요. 그 뒤 고교 감독이 되신 계기가 있나요.

    "97년에 형이 하는 일식집 일을 돕느라 음식재료를 실은 트럭을 몰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이후 한 후배가 '아마추어 지도자 자격증을 따 보라'며 신청을 해줬고, 분당 중앙고 감독직으로 연결됐어요. 어디 가서 제 사주를 보면 '팔자가 훈장이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때는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은 이해됩니다. 선수들을 지도할 때 마음이 제일 편안하고 뿌듯합니다."

    -원래 지도자 꿈은 전혀 없으셨나요.

    "저보다는 가족들이 원했어요. 특히 2009년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가 바라셨지요. 아버지는 야구를 정말 좋아하셨어요. 제가 은퇴한 뒤에도 TV 중계를 지켜보시며 열심히 응원하셨죠. 손뼉도 치시고 응원도 하시고…. 언젠가 제게 '야구단 감독이 될 생각이 없느냐'고 물으셨죠. 저는 '절대 없다'고 펄쩍 뛰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TV 화면에 나오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싶으셨나 봐요. 코치들도 이따금 중계 화면에 잡히곤 하니까요.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아버님은 끝내 아들이 두산 감독이 된 걸 못 보셨네요.

    "그렇습니다. 아마 하늘에서도 좋아하시고 있나 봅니다. 2010년 5월30일에 두산 1군 투수 코치로 발령 받았습니다. 인천 문학구장에서 경기를 마친 후 숙소로 돌아갔지요. 그날 밤 잠을 자는데 꿈에 아버지가 나왔어요. 아버지가 제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계셨어요. 꿈에서 깨어나서 한참 동안 소파에 앉아 있었어요. 잠깐이라도 아버지 체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혼잣말을 했어요. '얼마나 좋으셨으면 여기까지 오셨어요. 빨리 보여드렸으면 더 좋았을 텐데…. 죄송합니다. 아버지'라고요."

    -어린 시절 꿈은 뭐였나요.

    "야구 생각만 했죠. 제 여동생(김진숙)이 드라마 작가입니다. '거상 김만덕'을 썼어요. 투수가 되지 않았다면, 저도 작가가 됐을 같아요."

    -지금 꿈은 무엇이세요.

    "제 운명인 두산 감독의 역할을 다 하는 겁니다. 우승뿐이지요. 새로운 코칭스태프 밑에서 선수들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습니다. 결실을 맺는 날이 올 겁니다. 두산 베어스의 야구를 펼치겠습니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Who+①] 두산 김진욱 감독의 커피향 나는 인생
    ▶[Who+②] 김진욱 감독 “두산의 야구, 그 전통을 이어가고 싶어요
    ▶[Who+③] 주변인들이 본 김진욱 감독 모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