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품격 M카페..’ TV 간접 광고의 모든것

‘신사의 품격 M카페..’ TV 간접 광고의 모든것

[일간스포츠] 입력 2012.07.1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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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주말극 SBS '신사의 품격'에서 꽃중년 4인방은 틈만 나면 카페에 모여 의논하고 수다를 떤다. 이들이 서울 논현동 M카페에서 시시때때로 만나는 것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다.

M카페가 이 드라마에 간접광고를 하고있기 때문. KBS 2TV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이희준이 조윤희와 B레스토랑에서 사랑을 키우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처럼 간접광고는 드라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주인공들은 특정 장소에서 밥을 먹고 모 브랜드의 핸드폰과 노트북만 사용한다. 과연 드라마 총 제작비의 40~60%를 차지한다는 간접광고는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드라마에 배치돼 시청자들의 뇌리에 파고드는지 꼼꼼히 살펴봤다.

▶간접광고·PPL·협찬 모두 다르다.

보통 간접광고와 PPL(Place in Placement)을 구분짓지 않고 혼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PPL은 브랜드를 노출시키지 않고 물건이나 장소를 화면 안에 배치하는 것을 일컫는다. 보통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PPL을 법적으로 양성화시킨 것이 간접광고다. 미디어랩(media rep)에 정당한 금액을 내기 때문에 화면에 브랜드나 로고를 노출시킬 수 있다. 이럴 경우 ‘본 프로그램은 간접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라는 자막이 나간다. 하지만 돈을 냈다고 하염없이 그 브랜드를 방송에 내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총 방송시간의 5% 이내만 비쳐줄 수 있으며, 한 브랜드를 연속해서 30초 이상 보여줄 수 없다. 또한 제품의 크기가 화면의 4분의 1 이상을 넘으면 안된다. 간접광고와 헷갈리기 쉬운 협찬은 드라마 마지막에 바 모양으로 고지되는 브랜드를 일컫는다. 협찬 제품이나 장소는 드라마에 등장하지 않아도 된다.

▶생활 터전이 간접광고

과거 간접광고는 특정 제품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장소도 간접광고다. '신품' 꽃중년 4인방의 아지트인 망고식스가 대표 케이스다. 이종혁은 극중 망고식스 사장이고, 윤진이는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처럼 주인공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자랑하는 망고식스는 드라마 노출을 위해 회당 1200만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방송 후 매출이 5배 이상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김하늘이 즐겨 마시는 블루레몬에이드 및 망고코코넛 매출 역시 일 평균 5배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심지어 SNS등을 통해 해외에서 실시간으로 드라마를 보고 찾아 온 한류 관광객들에겐 메인 관광 코스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는 귀띔.

KBS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도 마찬가지다. 극중 조윤희와 이희준이 사랑을 키워가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는 드라마 덕분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관계자는 "'넝굴당'의 촬영장소인 신천점은 한 달 수입이 3배가량 증가했다"며 "촬영 전만 해도 웨이팅 시간 없이 식사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20∼30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SBS 수목극 '유령'에 등장하는 커피숍 드롭탑 역시 간접광고다. 소지섭과 이연희가 알콩달콩 커피를 마시는 장면에 드롭탑의 특징인 알파벳월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드롭탑은 단순히 간접광고에 그치지 않고 네티즌을 대상으로 유령-드롭탑 트위터 이벤트를 열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제품 모두 소홀히 할수 없다.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제품 하나하나 예사로운게 없다. '신품'에서 장동건은 맘보춤을 추며 면도를 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때 사용한 면도기는 필립스 제품. 방송 후 '장동건 면도기'로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업체 측은 "드라마에 나간 뒤 인터넷 검색으로 인한 유입이 주당 1000건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장동건이 애인처럼 아끼는 자동차 ‘베티’ 역시 PPL이다. 동그란 로고를 가려 시청자들은 브랜드를 알 수 없지만 벤츠사의 SUV ML 63 AMG임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꽃중년 4인방은 물론 김하늘 등 출연자들이 하나같이 사용하는 핸드폰은 LG전자의 5인치 스마트폰 옵티머스 뷰. 특히 장동건과 김하늘이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장면이 자주 나오면서 PPL 효과도 극대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령'에선 출연자들이 모두 현대자동차를 탄다. 이는 간접광고라 로고가 그대로 전파를 탔다. 또 사이버 수사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만큼 출연자들은 각종 첨단 전자기기를 사용하는데 노트북과 카메라, 컴퓨터 모니터 모두 삼성전자 시리즈 9 제품이다. 얼짱 경찰 이연희가 바르는 화장품 SK2 역시 간접광고. 마침 이연희가 제품 광고모델로 활약 중이라 홍보 효과가 더욱 커졌다.

MBC 아침극 '천사의 선택'에는 출연자들이 뷰티브랜드 엔프라니 제품을 사용한다. 간접광고와 협찬을 함께 해 로고는 물론 마지막 바 광고까지 매일 노출된다. 업체 측은 "지난 5월 브랜드 BI를 포함, 용기 제품까지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는데, 이 드라마를 통해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간접광고도 진화한다

아무리 간접광고지만 생뚱맞게 등장하는 제품이나 장소 등은 시청자들의 불쾌감만 조성할 뿐이다. MBC ‘최고의 사랑’은 등산을 하면서 약을 광고하거나 새 휴대폰에 대해 설명하는 등 극과 관련없는 간접광고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결국, 드라마 종료 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MBC ‘더킹투하츠’ SBS ‘루루공주’ 등은 제품명이 연상되는 작명으로 방송 내내 미심쩍은 시선을 받았다. 이같은 역효과를 방지하기 드라마 작가는 물론 제작진과 기업체 모두 고심을 거듭한다.

SBS '유령'의 이상민 제작 PD는 "극 중 범인을 찾기 위해 사진 속의 전광판 위치를 힌트삼아 추격전을 펼치는 장면이 있다. 이때 밀레 전광판이 계속 등장했는데 알고보면 이 역시 간접광고"라며 "광고이지만 극중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는가를 보여준 예"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방송 관계자는 "간접광고가 드라마 제작지원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점만 부각되면 스토리와의 균형이 어긋난다. 이 간극을 좁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