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스카우트가 롯데에게 미친 영향은?

ML 스카우트가 롯데에게 미친 영향은?

[일간스포츠] 입력 2012.09.0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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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속았어. 힘대 힘으로 붙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

투수와 타자는 매 경기 치열한 수 싸움을 펼친다. 전력분석을 통해 상대의 성향을 파악하고, 볼 카운트에 따라 어떤 공이 들어올 지 판단해 승부를 한다. 그러나 상대가 예상과 다른 수 싸움으로 승부를 걸어오면 당황할 수 밖에 없다. 6일 류현진을 상대한 롯데 타자들이 바로 그랬다.

롯데 베테랑 조성환은 7일 부산 한화전을 앞두고 전날 패배를 복기했다. 롯데는 6일 대전 한화전에서 0-2로 영봉패 당했다. 한화 선발 류현진을 맞아 6안타를 뽑아내고, 볼넷 3개를 얻어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삼진은 무려 9개를 당했다. 조성환은 "(류)현진이가 예상과 전혀 다르게 나왔다"며 "변화구 타이밍에 강한 공을, 직구를 던질 타이밍에 변화구를 던졌다. 홍성흔도 '직구가 들어올 때가 됐는데 체인지업이 들어왔다'고 하더라. 계산이 빗나갔다"고 밝혔다.

조성환의 말처럼 이날 류현진은 다양한 패턴으로 롯데 타선을 상대했다. 경기 초반에는 결정구로 커브를 이용해 맞혀 잡는 투구를 선보였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서클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진쇼를 펼쳤다. 롯데 타자들은 류현진의 투구 패턴에 적응하지 못했다. 바깥쪽 꽉찬 직구에는 루킹 삼진을, 떨어지는 체인지업에는 헛스윙 삼진을 당하기 일쑤였다.

조성환은 또다른 변수가 있었다고 전했다. 바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었다. 이날 대전구장에는 류현진을 보기 위해 메이저리그 11~12개 구단에서 약 20명의 스카우트들이 자리했다. 조성환은 "우리는 현진의 성격을 알고 있다"며 "분명 스카우트들 앞에서 우리와 힘대 힘으로 붙을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반대로 승부를 걸더라. 우리도 수 싸움을 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설명했다. 롯데 타자들이 한 발 앞서 생각한 것이 역효과를 낸 셈이었다.

조성환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와서 그런지 현진이가 더 열심히 던지는 것 같았다"며 "우리를 쳐다보지 않고 관중석을 보면서 던지는 것 같았다. 스카우트가 십 여명 정도 왔다던데 20명이 오면 160㎞를 던질 기세였다"고 농담을 했다. 이어 "국내 최고 투수다운 투구를 보여줬다. 우리도 최선을 다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조성환의 얘기를 전해들은 류현진의 답은 간단했다. 언제나 그렇듯 "(포수) 신경현 선배 리드대로 던졌다"였다.

부산=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