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하는 4번타자’ 박병호, 20-20 달성할까?

    ‘도루하는 4번타자’ 박병호, 20-20 달성할까?

    [일간스포츠] 입력 2012.09.20 10:41 수정 2012.09.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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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 최고의 4번타자로 거듭난 박병호(26·넥센)가 기록도 쓸어담을 수 있을까.

    박병호가 19일 잠실 LG전에서 7회 임정우를 상대로 시즌 29호 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왕 굳히기에 들어갔다. 또 9회 희생플라이로 타점 1점을 보태 시즌 97타점으로 이 부문 1위도 질주했다. 홈런 하나와 타점 3개만 추가하면 30홈런-100타점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현재 타율 0.290(427타수124안타)을 조금만 끌어올리면 최고 타자 조건인 3할-30홈런-100타점도 넘볼 수 있다. 경기당 4타석에 들어선다고 가정했을 때 앞으로 남은 13경기에서 안타 20개를 치면 타율 3할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올 시즌 전까지 박병호가 한 시즌에 기록한 최다 도루는 5개(2010년). 하지만 올 시즌은 '도루하는 4번타자'로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고 있다. 박병호는 19일 LG전에서 도루 하나를 추가해 17도루를 기록했다. 김성갑(50) 넥센 감독대행은 "사람들이 가장 느리다고 생각하는 중심타자들이 20-20을 달성하면 큰 이슈가 될 수 있다"며 박병호가 20-20을 달성하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넥센은 지난 18일 20-20 클럽에 가입한 강정호와 도루 부문 2위(36개)에 올라있는 서건창 그리고 박병호가 '경쟁하듯' 뛰고 있다. 박병호는 "서로 조언을 해준다기보다는 나를 보고 다들 웃는다. 뛰는 폼도 웃기고, 뛰기 전에 누가 봐도 뛸 것 같은 자세를 취한다더라"며 웃었다.

    김시진 전 감독의 믿음이 뿌리였다. 염경엽(44) 넥센 작전주루코치는 "김시진 감독님이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신 부분이 컸다. 도루에 실패해도 질책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선수들이 더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5년 데뷔 후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던 박병호가 '거포'로 다시 태어난 것도 김시진 감독의 믿음 덕분이었다. 지난 시즌 중 LG에서 넥센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병호를 김 전 감독은 4번 타자로 낙점했다. 많은 이들이 '4번타자 박병호'에 의심을 눈길을 보냈지만 흔들림없이 그를 4번타자로 기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박병호는 자신을 믿어준 김 전 감독에게 보답하듯 맹활약하며 각종 기록 달성도 눈앞에 뒀다. 박병호는 "이런 기회가 쉽게 오는 건 아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하는 게 맞긴 하다"며 "내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나도 몰랐다. 여기까지 왔으니 욕심을 낼 수도 있겠지만 무리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 시즌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팀의 분위기가 좋지 않고, 타격감도 좋지 않았는데 오늘(19일) 홈런으로 인해 남은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김주희 기자 juhee@joongang.co.kr